땅파기/요즘

머리카락 기부

neocat 2023. 7. 1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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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머리숱이 겁나 많고, 곱슬이다.

그래서 매직이나 펌 같은 시술을 하지 않으면 자유분방한 머리칼의 자세를 관찰할 수 있다.

 

하는 일은 없지만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릴 땐 헌혈이 하고싶었는데 기회가 있을 땐 빈혈이 있는 경우가 있었고, 건강을 잃고 보니 헌혈이 불가능해졌다.

(헌혈증서 많은 건강한 친구들이 부럽다.)

검색 와중에 머리카락도 기부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언젠가는 기부해 보리라 생각해 왔고

요 근래 1~2년간 머리카락에 뭘 하지 않아 보았다.

다시봐도 무거워보인다.

숱 많은 내 머리카락에 관리를 빼다 보니 펌을 하지 않아도 왼쪽 앞통수 머리카락들은 구불구불하고,

오른쪽 앞통수 머리카락은 착 달라붙어 있고 아주 가관이었다.   

 

으르신들은 이제 그만 좀 자르라 하고, 기부 가능한 길이는 아직 모자라고..

머리카락 길이가 어깨 밑 20cm 정도 될 때는 조금만 더 길러야지 하고 참았는데

이젠 모가지도 버티기가 힘든지 목과 어깨가 아팠고, 머리카락 말리는데 10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머리 감으러 화장실에 가는 것이 두려울 때도 있었다. 

많이 길긴 했네 ㅋㅋ

여름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숱 많은 머리카락을 버텨줄 가벼운 집게핀을 찾느라 애를 먹었고, 높이 묶어 똥머리를 하는 것도 두피의 오만군데가 당겨와 두통이 올라오는 지경이라 라푼젤은 대체 머리관리를 어떻게 했던 것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저번주 일요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어깨밑으로 30cm는 되어 보이는 머리카락을 자르기로 결심했다. 

 

어제, 남편에게 "머리를 묶어볼 테니 잘라줄래?" 물었었는데

남편 왈, "내가 자르면 너 울 거 같아. 자신이 없다. 그냥 미용실에 가서 잘라."

음음 그래 맞아. 남편 말도 이해는 간다. 

 

그래서 오늘! 

미용실에 가서 의자에 앉아 "머리카락 좀 묶어서 잘라주세요."

노란 고무줄로 묶어 주셨다. 가위로 싹둑싹둑 자르는 소리가 들린다. 숱이 많아서 잘 잘리지도 않는다.

 

아... 자르고 나니 너무 시원하다. 오래 참았네. 

잘린 머리칼. 30cm는 넘으니까 젭알 많이 쓰여 주길

장발에서 단발이 되었다.

 

집에 와서 보니 진짜 머리카락이 많기도 하다.

음.. 몇 가닥이나 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생각보다 층이 많이 나 있고, 머릿결이 별로 좋지 않음을 느꼈다;;

제발 내 머리칼이 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제 남은 것은 잘린 머리카락들을 보내주고 나에게 붙어있는 머리카락 관리를 잘해보는 것!

한 1~2년 또 머리카락에 지지고 볶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나서 싫증이 나면 기부에 또 도전해 볼지도.  

 

(+) 모발기부증서

기부신청서 작성 후 잊고있다가 오늘 가서 조회해 봤는데 있었음 ㅋㅋ

모발기부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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